♥나의 남은 삶은 가족을 위하여 살렵니다.♥
아내가 출근하고 아이들 둘 학교에 보내고
집안청소와 빨래를 끝내고 나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40대의 남성 주부입니다.
몇년전만 해도 보통사람들처럼 아침에 일어나면
아내가 차려준 아침밥 먹고
잘다려진 와이셔츠에 양복까지 차려입고
서둘러 출근하는 평범한 회사원 가장이었는데
그 몇년 사이에 내인생이 확 바뀌었답니다.
어느날 출근길에 몹시머리가 무겁고
피로감을 느껴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선생님이 왜 몸이
이렇게 될때 까지 몰랐느냐고,
신부전이란 병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하던지
아니면 평생동안 혈액투석을
해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그말을 처음 들었을땐
하늘이 무너지고 눈앞이 캄캄해지더군요
내게 어찌 이런불행이...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날 이후 난 잘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집과 병원만 오가는 신세가 되었고...
가정 경제의 어려움도 뒤따랐습니다.
그때 내나이 39세...
우리 아이들 겨우 10살, 5섯살...
오랜 셋방살이를 막 벗어나
겨우 내집을 마련해서 이제 내집에서
아이들과 마음껏 뒹굴고
사는것 처럼 살아보려고 했는데...
사는것이 고통이란 말 실감나더군요.
뒤바뀐 내 생활을
받아들이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내 생활은 하루는 집,
하루는 병원에서 보냈고
정든 집도 팔고 차도 팔아
병원비에 충당했습니다.
집에서 살림 밖에 할 줄 모르는 아내는
내 대신 돈을 벌기 위해
밖으로 뛰었고 아이들은 학교로 가고 나면
텅 빈집에 천장만 쳐다보고
누워있으면 한창 사회생활에 바빠야 할
젊은 나이에 집만 지키고 있는 내 자신이
초라해져서 많이 울기도 하고,
죽고싶다는 생각도 수없이 하곤했지요
내가 병든것으로 인해 아이들이나 아내가
힘들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않고,
오로지 아픈 내 자신의 고통을 앞세우며
아내에게 이유없이 짜증도 많이 내며
참 힘들게 했습니다.
회사에서 지친몸으로 돌아오는 아내에게
조금만 늦어도 화내고 할 소리, 못할소리
다 쏟아부으며 생트집을 잡기도 했지요
그렇지만 아내는 그런 나를 오히려 위로하며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내색한번 하지않고
가정살림과 회사일을 병행하며
1인 다역을 묵묵히 잘 해냈습니다.
회사에서 돌아오면 저녁준비와
빨래 청소는 기본이고 그리고 밤 늦도록
내허리와 팔다리 주무르고
밟아주는것 까지도 모두 아내 몫이었습니다
그래도 난 아내가 고생한다는걸 몰랐습니다
아니 고생한다는건 알긴 했지만
아내의 힘든것 쯤은
내가 당하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동안 아내가 정말 힘들게
고생많이 했다는 것을
세월이 한참 지난 다음에야 알았습니다
세상에 우리 아내처럼 착한 아내가
없다는 것도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나와 같은 병원에 다니는 환우들 중에는
남편이 병들었다는 이유로
자식까지 버리고 집나가버리는 아내도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이혼한 아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비하면 내 아내는 집안의 가장으로,
아내로, 엄마로 ,정말 100점을 다주어도
점수가 부족합니다
이제 나의 남은 삶은 아내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병든 나 때문에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고생을 많이한 아내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장하다는 말 전해주고 싶습니다
그런 아내를 위해 내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작게나마 집안일도 열심히 도와주고
남편으로 아버지로 최선을 다할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잘 참고 견디온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착하고 예쁘게
잘 커준 중3 초등학교 6학년 두아들에게도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