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일이 없습니다.※
맹 사성(孟 思誠)은 고려 우왕 12년 문과에 급제하였다.
조선 시대에 이르러 수원의 판관(判官)을 지냈고,
1406년 태종 6년에는 이조참의가 되고 후에 예조판서 를 거쳐
세종 9년에는 우의정, 세종 13년에는 좌의정에 올랐다.
그에게 이런 일화가 있다.
열 아홉 살의 나이에 장원급제를 하여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된 맹 사성의 가슴에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 날 맹 사성이 무명선사를 찾아가 물었습니다.
스님이 생각을 하시기에 이 고을에서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야 할 것이 무엇입니까?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하면 됩니다.
그런 것은 어린애도 다 아는 이치 아닙니까?
먼 길을 온 내게 고작 그 것밖에 할 말이 없답니까?
맹사성은 거만하게 말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습니다.
무명선사가 차나 한잔 하라고 붙잡자
그는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선사가 찻잔에 물이 넘치도록 차를 따랐다.
스님, 찻물이 넘쳐서 방바닥이 흥건해졌습니다. 그만 따르시지요.
맹 사성이 소리를 쳤지만 선사는 태연하게 계속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화가 잔뜩 난 맹 사성을 보고 말했습니다.
찻잔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면서,
지식이 지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을 왜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 마디에 맹 사성의 얼굴은 불게 달아올랐고,
그는 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다가 그만 문에 세게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자 선사는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