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닙니다.
조선조 세종 때에 영의정을 지낸 황희 정승의 얘기입니다
어느날 집안의 계집종들이 서로 싸우다가
그 중 한 아이가 황희에게 다가와 누가 잘못했는지를
물었다. 자초지종을 다 들은 황희가 계집종에게 말했다
"네 말이 옳다"
조금 있다가 다른 계집종이 달려와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녀의 얘기를 들은 황희는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말이 옳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조카가 불쾌한 표정으로
황희에게 물었다
"아저씨도 참 이상하십니다.
제가 보기에는 나중에 온 계집종이 잘못했습니다"
그 얘기를 들은 황희는 조카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말도 옳다"
상대방의 가슴속에 숨겨진 진실을 보는 사람은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습니다
사실 진실이란 얼마나 깊이 감추어져 있고 ,
얼마나 더디게 밝혀지는지 모릅니다
그러므로 섣불리 판단할 일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진실이 온전하게 드러날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려야 합니다.
어떤 사물에 대해 명쾌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또 하나의 편견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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