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과 함께 울어버린 밤...
어제밤에 저와 제 아들녀석과의
끈끈한 父情을 소개하고져 합니다.
TV에 눈을 떼지 못하고
열중인 아들녀석에게.
"윤호야"
아빠, 냉장고에서 시원한거 한잔 꺼내다 주렴"
뚱~해서 멀뚱하게 딴전을 피웁니다.
"윤호야"...
이 녀석이 약간의 신경질적인 반응.
"너 지금 반항하냐"
"알았어요"
하며 자릴 박차고 튕겨 일어섭니다.
"어, 요 녀석 좀 봐라..."
"가져다 드리면 되잖아요"
제가 할말을 잃습니다.
요 녀석이 어느새 저렇게 자랐나.
제 아들인 윤호가 6살때, 아빠인 제가
대형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쳐 아직까지도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만 하는 1급 장애인 랍니다.
제가 입원해 있던 서울 성심병원에
엄마쫓아 병원에 올라치면 아빠 빨리
휠체어 타라고 성화를 부리곤 했지요.
병원 복도에서 휠체어 밀고 싶어서 입니다.
당시 내가 아들에게 유일하게 같이 놀이
해줄수 있는건 휠체어 타 주는 것 밖엔 없었지요.
이후 내 아들이 고1이 된 지금까지도
흔한 야구놀이, 공놀이 한번 해주지 못했답니다.
교내 운동회, 입학식, 졸업식엔
참석할 엄두도 내지 못했고요.
가장 아쉬운 부분은 다른 아빠들처럼
난 내아들과 동네 대중목욕탕 한번
같이 가지못한 것입니다.
제대로 한번 애비의 자릴 매워주질 못해
늘상 미안한 마음 뿐 이였죠.
공부는 썩 잘하진 못한답니다.
위로 누나들과는 달리 공부엔
별로 욕심이 없나봅니다.
(날 닮았으면 공부 잘 할낀데, 지 엄마 닮았나....)
"윤호 너 어른되서 어쩔려고 그러냐"
대학은 또 어떻게 가려고 그래,
의과대학 나와서 훌령한 의사선생님 되면
아빠 아픈곳 고쳐줘서 걷게 해 준다며"라고 하면
"아빠 걱정마 그래도 반에서 10등은 하니까
이 정도면 잘하는 거예요"
얼렁뚱땅, 매사에 이런 식 이랍니다.
녀석 말 하는거 하곤.....
아들 녀석이 떠다준 냉수로 마음을 식히고 난 후
다시금 넌지시 요녀석에게 화두를 던져 봅니다.
"윤호야"....
너, 아빠가 이세상에서 사라지면 좋겠지...
맨날 귀찮게 이것 저것 심부름 시키지,
불편한 아빠 힘들게 도와달라 하지,
공부 못한다고 잔소리 하지,
결정적으로 컴퓨터 자꾸만 빼앗지,
아빠가 이세상에 안 계시면
네 마음대로 할수있고 좋잖아 윤호야" 했더니
금새 녀석의 큰 두눈에서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무릎을 꿇습니다.
"아빠 잘못햇어요"
용서하세요 아빠..."
올 유난히 강한 태풍에도 잘 견뎌낸
벼 이삭 덕에 풍년으로 이끈 농사꾼의
넉넉한 마음 만큼이나,
저 또한 자식농사 지금까진
절반은 성공적 인 것 같습니다.
내 두 뺨에도 기쁨과 행복의
눈물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일부러 애써 눈물을 감추려 들지 않았답니다.
너무나 자랑스럽고 듬직한,
날 닮아(?) 넘 잘 생긴 내 아들...
어느덧 훌쩍 커버린 사랑스런 내 아들.
팔불출이라 흉 보신대도 저는 좋습니다.
지금, 이시간 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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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MBC라디오 지금은 라디오시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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