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향기

어느 주부의 감동적인 글

엄대포 2010. 2. 9. 14:10

♤ 어느 주부의 감동적인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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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3살 먹은 주부에요.
32살 때 시집와서 남편이랑 분가해서 살았구요.
남편이 어머님 돌아가시고 혼자 계신
아버님 모시자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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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가 좋다고 할 수 있겠어요.
그 일로 남편이랑 많이 싸웠어요.
위에 형님도 있으신데 왜 우리가 모시냐고.
아주버님이 대기업 다니셔서 형편이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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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로 남편과 싸우고 볶고 거의 매일을 싸웠어요.
하루는 남편이 술먹고 울면서 말을 하더군요.
뭐든 다른 거는 하자는 대로 다 할테니까
제발 이번만은 부탁 좀 들어 달라고...
그러면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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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어릴 적 엄청 개구쟁이였데요.
매일 사고 치고 다니고 해서 아버님께서
매번 뒷 수습하러 다니셨다고 하더라구요.
남편이 어릴 때 골목에서 놀고 있는데
지나가던 트럭에 (큰트럭 말고 중간크기트럭)받힐 뻔
한 걸 아버님이 보시고 남편 대신 부딪히셨는데
그 때문에 지금도 오른쪽 어깨를 잘못 쓰신데요.
그리고 아버님 하시던 일이 막노동 이었는데
남편이 군 제대 하고도 26살때 쯤 까지 놀고 먹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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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이 남편을 늦게 낳으셔서
지금 아버님 연세가 68세 되세요.
남편은 33살이구요.
60세 넘으셨을 때도 막노동 하시면서
가족들 먹여 살리고 고생만 하셨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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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노동을 오래 하면서 시멘트 독이라고 하나...
하여튼 그 때문에 손도 쩍쩍 갈라 지셔서
겨울만 되면 많이 아파 하신다고 하더라구요.
평생 모아 오신 재산으로 마련하셨던
조그만한 집도 아주버님이랑 남편 결혼 할 때
집 장만 해 주신다고 팔으시고
지금 전세 사신다고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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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머님 까지 돌아 가시고 혼자 계신 걸 보니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자주 난다고 하더라구요.
저희요, 전 살림하고 남편 혼자 버는데
한 달에 150정도 벌어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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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 걸로 아버님 오시면 아무래도
반찬도 신경써야 하고 여러가지로 힘들 것 같더라구요.
그 때 임신도 해서 애가 3개월인데...
형님은 절대 못 모신다고 못 박으셨고
아주버님도 그럴 생각이 없다라고
남편이 말을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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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 합니까. 저렇게 까지 남편이 말 하는데...
그래서 넉달 전 부터 모시기로 하고
아버님 모셔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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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에 아버님 오지 않으시려고
자꾸 거절 하시더라구요.
늙은이 가 봐야 짐만 되고 눈치 보인 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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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우겨서 모셔 왔습니다.
모셔온 첫 날 부터
여러 모로 정말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그런데 우리 아버님,
매번 반찬 신경써서 정성껏 차려 드리면
그걸 드시면서도 엄청 미안해 하십니다.
가끔씩 고기반찬이나 맛있는 것 해 드리면
안 먹고 두셨다가 남편 오면 먹이더라구요.
그리고 저 먹으라고 일부로 드시지도 않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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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가 하루는 장보고 집에 왔는데
걸레질을 하고 있으신 걸 보고 놀라서
걸레 뺐으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시면서
끝까지 다 청소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식사 하시면 바로 들고
가셔서 설겆이도 하십니다.
아버님께 하지 말라고 몇 번 말씀 드리고
뺏어도 보지만 그게 편하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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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은...
제가 왜 모르겠어요.
이 못난 며느리 눈치 보이시니
그렇게 행동하시는 걸 압니다.
저도...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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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몰래 아버님 용돈을 드려도
그 것을 안 쓰시고 모아 두었다가
제 용돈하라고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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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정말 슬퍼서 펑펑 울었어요.
아버님께 죄인이라도 된 듯해서 눈물이
왈칵 나오는데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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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쯤 부터 아버님께서
아침에 나가시면 저녁때 쯤 들어 오시더라구요.
어디 놀러라도 가시는 것 같아서
용돈을 드려도 받지도 않으시고 웃으면서
다녀올께 하시면서 매일 나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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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래 층 주인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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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가 이집 할아버지 봤는데
유모차에 박스 실어서 가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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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말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네, 그래요.
아버님 아들집에 살면서 돈 한푼
못버시는 게 마음에 걸리셨는지
불편한 몸 이끌고 하루 하루
그렇게 박스 주우시면서 돈 버셨더라구요.
그 이야기 듣고 밖으로 뛰쳐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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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찾으려고 이리저리 돌아 다녀도
안 보이시더라구요.
너무 죄송해서 엉엉 울었습니다.
남편한테 전화해서 상황을 말하니
남편도 아무 말이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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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5시조금 넘어서
남편이 평소보다 일찍 들어 왔어요.
남편도 마음이 정말 안 좋은지
아버님 찾으로 나간다고 하곤 바로 나갔어요.
제가 바보였어요.
진작 알았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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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 부터 아버님께서 저 먹으라고
봉지에 들려 주시던 과일과 과자들이
아버님께서 그렇게 일 해서 사 오신 것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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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며느리 눈치 안 보셔도 되는데
그게 불편 하셨던지 아들집 오셔서도
편하게 못 지내시고 눈치만 보시다가
불편하신 몸 이끌고 그렇게 일하고 있으셨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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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 우리 아빠도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 가셨는데...
돌아가신 아빠 생각도 나고 해서
한참을 펑펑 울었습니다.
우리 아빠도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 가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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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따라 아버님 웃으실 때 얼굴에
많은 주름과 손목에서 갈라진 피부가
자꾸 생각나면서
너무 죄송해서 남편이 아버님이랑
들어올때까지 엉엉 울고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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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나가고 한시간 좀 넘어서
남편이 아버님이랑 들어 오더라구요.
아버님 오시면서도 제 눈치 보시면서
뒤에 끌고 오던 유모차를 숨기시는 모습이
왜 그리 마음이 아플까요?
오히려 죄송해야 할건 저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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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아버님의 그런 모습이
가슴에 남아서 지금도 이렇게 마음이 아플까요?
달려 가서 아버님께 죄송 하다며
손 꼭잡고 또 엉엉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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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께서 매일 나 때문에
내가 미안 하다면서
제 얼굴을 보면서 말씀 하시는 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아버님 손 첨 만져 봤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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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갈라지신 손등과 굳은 살 베인
손에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방안에 모시고 가서도 죄송하다며
그렇게 펑펑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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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식사 챙겨 드리려고 부엌에 와서도
눈물이 왜그리 그치지 않던지...
남편이 아버님께 그런일 하시지 말라고,
제가 더 열심히 일해서 벌면 되니까
그런일 하시지 말라고 아버님께 확답을 받아 낸 후
세명 모여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밥 먹는 데도 아버님 손을 보면서
자꾸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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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편이 노는 날이라
아버님 모시고 시내 나가서
날이 좀 쌀쌀 해져서
아버님 잠바 하나랑 신발을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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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코 괜찮다고 하시던 아버님께
제가 말씀 드렸어요.
"자꾸 그러시면
제가 아버님 눈치 보여서 힘 들어요!"
이렇게 말씀 드렸더니 고맙다고
하시며서 받으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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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집에 아버님 심심 하실 까봐
케이블TV도 신청 했구요.
아버님께서 스포츠를 좋아 하시는 데
오늘 야구방송이랑 낚시 방송 보시면서
너무 즐거워 하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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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다가가서 아버님
어깨를 만져 드리는데
보기 보다 정말 왜소 하시더라구요.
제가 꽉 잡아도 부서 질것만 같은
그런 아버님의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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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고생만 하시고,
자식들 뒷 바라지 하시느라
평생 헌신 하시며서 살아 오셨던
아버님의 그런 자취들이
느껴지면서 마음이 또 아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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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한테 말했어요.
저 평생 아버님, 정말 친아버지 처럼
생각하고 모신다구요.
비록 지금은 아버님께서 불편해 하시지만
언젠가는 친딸 처럼 생각 하시면서
대해 주실 때 까지 정말 잘 할거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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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아버님!
저 눈치 안 보셔도 되요.
제가 그렇게 나쁜 며느리 아니 잖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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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의 힘드신 희생이 없으셨다면
지금의 남편도 없잖아요.
그랬다면 지금의 저와 뱃속의 사랑스러운
손자도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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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버님 싫어 하지 않고 정말 사랑해요. 아버님...
그러니 항상 건강 하시고 오래 오래 사셔야 되요.
그리고 두번 다시 그렇게 일 안하셔도 되요.
저 허리띠 쫄라 매고
알뜰하게 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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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아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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